할머니가 쓴 시, 아이들이 노래로 불러..밀양 초동교회의 세대 간 소통 실험

[앵커]
세대간 갈등은 우리사회가 당면한 큰 문제 중 하난데요. 시골의 한 작은 교회가 마을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며, 세대간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밀양 초동교회를 이빛나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터]
경남 밀양의 초동교회 예배당에서 마을 축제가 열렸습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부터 한글교실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마을의 연례 잔치입니다.

이번 축제의 묘미는 한글교실 어르신들이 직접 지은 시를 지역센터 어린이들이 노래로 부른 것입니다.

[현장음]
"내 어릴 적엔 가난해서 여자는 학교갈 수 없었지 이 좋은 세상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았어."

노래 부르기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임윤정 / 13세, 경남 밀양시 초동면
"할머니들이 사시는 시대의 어려움 이런 걸 좀 알게 되었고 할머니들의 시를 노래로 바꿔서 하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할머니들의 시를 보니까 이해와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시를 쓴 어르신들. 이들은 3년 전 교회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접어든 이들은 한글을 배우며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이낭중 / 79세, 경남 밀양시 초동면
"물건 살 때도 그렇고 은행 가서도 이름 쓰라고 하잖아요. 그것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차(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도 볼 수 있고, 여러 모로 그래도 이제 배워놓으니까 좋네요."

초동교회는 또, 마을 집집마다 어르신들의 시와 가훈을 적은 액자를 선물해 마을에 세대 간 이해의 분위기가 정착되도록 했습니다.

또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목욕 봉사와 밑반찬 나눔 등 섬김사역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곁으로 다가가려는 교회의 노력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주민들도 달라기지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용호 목사 / 초동교회
"처음에는 이렇게 사역하니까 교회오라고 하는 줄 알고 (주민들이) '오지마라' '하지마라'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오면 반기더라고요. 오면 반갑다고 그러고. '목사, 좋은 일 하네' 그런 얘기를 하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냥 이렇게 주민으로서 함께 좀 사는 것 같아요."

교회는 앞으로도 주민들을 섬기며 마을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나갈 계획입니다.

CBS뉴스, 이빛나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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