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 세습 갈등' 동남노회, 노회 분립안 부결

  • 2020-05-12 19:40

표결 결과 목사-장로 총대 2/3 찬성 못얻어.. 분립안 부결
노회 임원 "노회분립안, 총회 수습위가 제안하고 총회 임원회가 지지"
"총회 수습위원-임원들, 105회기에서 수습안 부결되면 총회 나뉜다 걱정"

[앵커]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갈등하던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가 오늘(12일) 정기노회에서 노회 분립안을 다뤘지만 부결됐습니다.

노회 임원회는 총회수습전권위원회가 노회분립을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코로나19로 2주 간 연기됐던 서울동남노회 봄 정기노회가 개회했습니다.

목사 장로 23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기노회에서는 6개 시찰에서 청원한 노회 분립안이 최대 현안으로 다뤄졌습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3년 넘게 갈등해온 동남노회원들은 노회 분립에 대한 찬반 의견을 치열하게 나눴습니다.

[이대희 목사 / 서울동남노회]
"사무경과보고를 보면서 서로 헤어져서 사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

지난 해 헌법을 잠재하고 총회 수습안을 결의했지만 그것으로는 노회 화합에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면서, 분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용혁 목사 / 서울동남노회]
"법을 잠재한 수습안 혹은 합의안이 더이상 우리 노회를 하나될 수 없도록 만드는 상황에 있습니다. 이 갈등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아무도 원하지 않습니다."

분립을 반대하는 노회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채숙 목사 / 서울동남노회]
"우리노회가 갈라지자 분립하자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 아무 해결도 없이 분립하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분립돼서 나가면 서로 좋은 파들끼리만 나가고 그러면 중립된 교회들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노회분립의 명분으로 해선 안된다며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남삼욱 목사 /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가 불법세습하기 때문에 그 노회를 떠나야 되겠다 도저히 그런 마음을 가지고 명분을 삼아서 노회 분립하는 건 반대합니다."

노회분립은 노회에 참석한 목사총대 장로총대 각각 2/3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표결 결과 찬성표는 각각 절반 수준에 그쳐 노회분립 추진은 이번 노회에서는 무산됐습니다.

노회 갈등이 노회 분립으로 이어지는 양상 속에서 일단 분립에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김수원 노회장 / 서울동남노회 노회장]
"여러분의 중심 어디에 있나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제대로 바르게만 잘 해주시면 우리 노회 분립하지 않아도 저는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그런 기준점을 가지고 또 노회가 중심을 잃어버리면 하나되는 게 아마 더 힘들거예요."

그런데 이번 동남노회 분립 안은 총회 차원에서 먼저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남노회 임원회는 총회 수습전권위원회가 분립을 권고하고 총회 임원회가 이를 지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해 교단총회에서 결의된 수습안에 대한 철회 청원이 전국 노회에서 제기되고 있어 총회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성곤 목사 / 서울동남노회 서기]
"이미 작년 가을 노회 때 전국 6개 노회가 수습안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철회가 되어야 된다고 하는 청원안이 올라와 있습니다. 105회기 총회에서 104회기 수습안이 뒤집어지면 총회수습전권위원회나 임원들 걱정하는 게 뭐냐면 우리 교단 둘로 나뉘어진답니다."

법을 잠재하면서까지 수습안을 밀어붙인 총회와 수습전권위원회가 노회를 화합시키기는커녕 갈라설 것을 권고했다는 것은 수습안이 노회 화합에 무용지물임을 사실상 자인한 셈입니다.

특히 여러 노회에서 제기되는 수습안 철회 청원에 대한 부담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이에 대해 수습전권위원회 관계자는 노회 분립안에 대한 수습위의 공식 입장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명성교회 교인들과 세습반대운동연대 등은 최근 불거진 명성교회 미자립교회 후원금 배분논란과 관련해 책임자 처벌없이 노회분립은 안된다며 노회장 밖에서 피켓시위를 벌였습니다.

명성교회 일부 교인들은 교회 후원금 배분과 관련해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내호 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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