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한교총과 한기총의 위상역전

  • 2020-06-12 22:21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가 한기총 회원탈퇴를 결의해 한기총에는 군소교단만 남게됐습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교총은 오는 19일 문체부 법인 이전 감사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보수 개신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한기총에서 한교총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기총은 1989년 한경직 목사 주도로 설립돼 30년 넘는 역사에서 보수 기독교계를 대표해 왔습니다.

한기총이 그동안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보수기독교계를 대표한다는 데는 다른 의견이 없었습니다.

한기총이 30여년만에 몰락해 가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나닐 것입니다.

교단장협의회에서 발전한 한국교회총연합은 2017년 12월에 1회 총회를 열어 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기독교연합기관은 지난해까지 한기총이 유일했습니다.

한교총은 서울시 등록 법인에서 올해 문광부 등록법인으로 바뀌었습니다.

문광부 등록 법인이냐 서울시 등록법인이냐의 문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어느 기관이 기독교계를 대표하느냐 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한기총이 해체 위기까지 온 과정은 2011년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의혹때부터 시작됐다고 볼수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 선임과 연임은 한기총 위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한기총은 지난해 과격한 정치적 주장과 행동의 선두에 섰습니다.

한기총 이름으로 열린 광화문 집회는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지만 1천만 기독교인 중 소수의 박수에 그쳤음이 4.15 총선에서 입증됐습니다.

목회자 개인이 아닌 연합기관의 장으로서의 정치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은 그 주장이 아주 타당하다 하더라도 위험합니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주장은 그 주장이 편항적이라 하다라도 감내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역사는 그 고난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기독교의 이름으로 특정정파를 위한 주장을 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한기총과 달리 한교총은 교단의 구성상 특정 정파를 위해 노골적으로 주장을 펼수 없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한교총와 한기총의 위상 역전 현상은 기독교기관이 어떤 것을 논해야 하고 어떤 것을 자제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영상편집 서원익]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