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세대와 마을이 더 잘 살 수 있도록'…이을협동조합

  • 2020-09-01 15:08

[미션 인터뷰] 김기홍 대표(강릉이을협동조합)
10년 전 청소년 대상으로 진로체럼 프로그램시작
'온마을학교', '오방사업'등 마을단위 프로젝트 진행
지역 산업을 브랜드화 해 더 나은 환경 만들고 싶어
"이웃과 함께 하고 그 안에 녹아내리는 것 자체가 전도"

■ 방송 : 강원영동CBS <미션인터뷰>(주일 10:05~10:30)
■ 채널 : 표준 FM 91.5MHz
■ 진행 : 최진성 아나운서
■ 출연 : 김기홍 대표(이을협동조합)

◇ 최진성> 강원영동CBS미션인터뷰 오늘 함께 이야기 할 분은 아동, 청소년, 청년 그리고 지역을 연결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이을협동조합 김기홍 대표님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을협동조합 김기홍대표(사진=강원영동CBS)

 


◆ 김기홍> 네 안녕하세요. 저는 다음 세대를 지원하는 기업인 이을협동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기홍 이라고 합니다.

◇ 최진성> 요즘 같은 때 다음 세대를 향한, 아동, 청소년 향한 활동을 해왔던 분들에게는 침체기라고 표현을 많이들 하잖아요. 이을도 역시 그 타격, 힘듦을 경험을 하셨을 것 같아요.

◆ 김기홍> 저희는 전반기에는 좀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기존에 대면수업이나 활동을 주로 하는 기관이다 보니까 학생들을 만나야 되고 그 친구들하고 직접 단체로 하는 활동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이 코로나19 이후에는 대면하는 거라든지 아니면 전체적으로 모이는 시간을 최소로 가져야 하기 때문에 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았습니다.

◇ 최진성> 상반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등교 수업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을에서도 여러 가지 멈췄던 부분들을 다시 가동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오늘은 그런 이야기들까지 포함해서 이을협동조합에 대한 모든 것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 이을협동조합에 대한 소개 듣고 싶습니다.

◆ 김기홍> 이을협동조합은 처음에 만들어진 것은 다음 세대들이 우리 지역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지역과 이어준다는 의미의 이을협동조합입니다. 처음에는 청소년 대상으로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그 친구들이 진로를 잘 찾아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그런 기업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주로 하는 사업이 교육사업이나 문화사업, 가족 단위의 프로그램이나 기획을 주로 하게 되었구요. 그런데 그 청소년들이 벌써 성장을 해서 처음 만났던 아이들이 벌써 사회진출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청년들의 대한 사업도 같이 진행을 하게 되었고 창직이나 창업 활동에 대한 그런 지원과 컨설팅을 또 하고 있습니다.
활동모습(사진=이을협동조합 제공)

 


◇ 최진성> 이을협동조합이 활동한지 얼마나 된 거에요?

◆ 김기홍> 전신이었던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던 것까지 하면 꿈비행기 활동이 벌써 9년차가 됐어요. 얼추 10년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고등학생에서 중학생들은 자유학년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도 운영 하게끔 되고 또 요즘은 초등학교 학생들까지도 진로직업 부분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초등학생들 프로그램까지 하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가족 단위 까지도 프로그램 진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요.

◇ 최진성> 이을협동조합 청소년 진로, 이런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 김기홍> 아무래도 그건 하나님의 뜻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서울에서 강릉에 오게 됐던 것도 벌써 12년 됐는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어서 이쪽에 오게 되었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처음엔 포장마차부터 시작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그런 아이들을 만나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게 우리 지역 아이들이 꿈과 비전은 전혀 없고 그냥 하루하루 꿈도 없고 살아가는 삶들에 누군가는 도움을 줘야 되는데 그게 우리 크리스천들의 해야 될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 최진성> 아이들도 만나지만 사실 지역을 잇는 여러 가지 활동들도 해 오기 때문에 경제라든지, 문화라든지, 교육이라든지 아무래도 우리 지역을 조금 더 폭넓게 볼 수 있는 그런 시야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우리 지역을 모습을 봤을 때 좀 어떻게 변화가 있어 보이나요?

◆ 김기홍> 저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건 아직도 다음 세대에 대한 준비나 이런 부분들이 많이 지원이 약하구요. 그 다음에 우리 다음 세대들이 성장을 해서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여건의 기반이 굉장히 부족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 다음 세대 아이들을 교육했을 때 이 아이들의 교육이 어떻게 됐든 가정에서 잘 이루어져야 되는데 마을교육공동체 일도 확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부모가 변하지 않고 사회가 변하지 않으면 그 다음 세대들이 아무리 변하려고 발버둥을 쳐도 그게 효과가 적거든요. 그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끼다 보니까 ‘아 이제는 마을 교육에 대한 부분을 통해서 더 활기차게 아이들하고 같이 어우러질 수 있고 한 사람의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대우 받을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세대와 같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지역에서 제가 있는 옥계 지역 같은 경우에도 마을 주민들과 어르신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사업도 연계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역에서 잘 사는 마을을 위해서는 소득이 올라야 되니까 같이 머리를 맞대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면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오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젊은 분들이 오면 당연히 자녀들이 있으니까 작은 학교도 큰 학교로 성장을 할 수도 있고 교육도 계속 이어질 수 있고 마을에도 생기가 불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저희들이 찾아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진성> 이름 따라간다고 하잖아요. 우리가 얘기할 때 하하(웃음). 지금은 이을협동조합 활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들어 보고 싶은데 ‘잇다’ 라고 하는 의미 때문에 그런지 워낙 하는 일도 방대합니다. 주요사업 소개 부탁드릴게요.

◆ 김기홍> 먼저 강원도교육청에서 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중에서 ‘온마을학교’라는 사업이 있습니다. 또 강릉 지역에서 올해는 네 군데가 선정 돼 있는데 거기에 저희들이 ‘이을학교’라 고 하는 세대가 함께 하는 학교를 운영 해요. 학생들이 직접 어르신들에게 한글교육도 해 드리고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인문학, 생태교육등의 교육을 직접 해 주시고요.
코로나19 이전 활동모습(사진=이을협동조합 제공)

 


◇ 최진성> 서로가 가르치는 거에요?

◆ 김기홍> 그렇죠. 그래서 ‘모두가 선생님 모두가 학생’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업과 접목된 게 강릉시 문화도시 지원센터에서 지원받은 ‘오방 사업’이라는 것인데요. 사방으로 열려있다는 뜻이거든요. 문화 거점 공간을 저희 이을 학교에서 운영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 동안 이을 학교에서 아이들과 어르신들만 참여했다고 하면 학부형들, 학부모들까지도 같이 오셔서 인문학교육, 제빵,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로컬음식제작도 하고요. 같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그런 사업을 시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이 참여 하게 되고 또 마을 주민들이 필요한 게 뭔지 또 그 공간에서 나오는 의견을 귀담아 들어서 사업화 시키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 최진성> 마을과 함께 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 흥미로운 주제네요. 지역에 계신 분들은 그 지역에서 농사라든지 본인들이 오래도록 해왔던 게 있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 참여 제안에 대해 움직이는 게 쉬울까 생각도 듭니다.

◆ 김기홍>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하하(웃음) 아무래도 저희도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지역분들이 경계를 많이 하세요. 제가 옥계로 들어간 지도 4년째 되다 보니까 마을분들에게 작년에 화재도 있었고 그분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지역에서 어르신들 장수사진도 찍어드리고 마사지도 해드리고 염색도 해드리면서 지역 분들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생겼고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었고 지금은 지역을 활용한 1차 산업 뿐만이 아니라 2차 가공 산업까지도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마을에 어르신들이 고령화 되다 보니까 농사를 짓는 것도 한계점이 오죠. 아무리 기계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일은 사람이 해야 하니까 청년들을 유입시켜서 농업 대안학교를 준비해서 농업기술을 어른들로부터 배우고 농업을 통해서 지역의 1차 산업에 대한 것을 프리마켓 등을 통해 1차 농산물 판매도 하고 거기서 조금 뒤쳐지는 것들은 가공해서 지역 브랜드로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이렇게 하다 보면 이 프로그램에 녹아드는 지역민 분들의 변화도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 이전 활동모습(사진=이을협동조합 제공)

 


◆ 김기홍> 조금 경계심을 풀고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 어떤 것을 하는 지 물어보시기도 하시고 본격적으로 저희가 오방사업을 해 나가다 보면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됐든 저희의 목표는 지역이 잘 사는 마을을 만들어 가다보면 아무래도 마을이 잘 살아야 젊은 사람들도 찾아올 수 있지 가난하다보면 점점 인구가 더 줄어 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젊은 사람들이 왔을 때 어떻게든 생계 걱정 안 하고 잘 살 수 있고 또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뒤처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을 때 더 많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환경을 계속 만들어 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에서.

◇ 최진성>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을 향한 계획도 갖고 계시는지?

◆ 김기홍> 일단 대규모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 하거나 행사를 기획하는 건 아무래도 어려워질 것 같아요. 이번 사태를 경험하면서 앞으로는 이런 질병이나 환경에 대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온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러면 그에 대한 대비를 해서 집단 프로그램도 있지만 개별로 할 수 있는 것들, 인터넷상이나 온라인상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성 중에 있고요. 그 다음에 아이들이 직접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키트나 교재, 교구 같은 것을 저희들도 보강을 하고 만들어서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게끔 한다면 많은 대면이 이뤄지지 않아도 진로나 자기 꿈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만들어 보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이런 사업들이 물론 수익을 내야 되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그것만 놓고 본다면 품도 많이 들어가고요. 머리도 많이 아플 것 같고 단순히 이런 부분 수익적인 측면에서만 한다고 하면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힘든 점도 참 많이 있을 것 같아요.
김기홍 대표는 "저희의 목표는 지역이 더 잘 사는 마을로 바뀌어가는 것"이라며 "그런 환경을 계속 만들어가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사진=강원영동CBS)

 


◆ 김기홍>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염려를 하세요. 왜냐하면 저희가 고수익을 올리는 그런 사업이 아니다 보니까 주로 자부담이 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기도하고 그걸 통해서 저희가 만났던 우리 꿈비{IMG:6}행기 친구들이나 이런 친구들이 졸업하고 취업을 한 명씩 하고 힘든 어려움 속에서도 이 친구들이 잘 커 주고 그것에 대한 보람 때문에 여기서 저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가난한 경영인이죠. 하지만 마음까지는 가난하지 않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조금 힘들어도 진행을 하고 있고요. 이제는 한 10년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걱정들 많이 하시더니 이제는 “김기홍 대표 그러려니” 하시고 그냥 “아내가 좀 극한직업” 이라고 말씀들을 하세요. 하하(웃음) 저의 아내만 좀 안쓰러워하시고 저는 늘 벌이는 일을 하다 보니까 수습은 아내가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 최진성> 아내분이 오히려 대표님보다 더 챙겨야 되는 부분들을 더 많이 하시죠.

◆ 김기홍> 다 하고 있죠. 저는 일을 벌이는 쪽이고요. 그에 대한 수습은 아내가 많이 해 주는데 지금도 애들 프로그램하고 진행을 하다 보면 간식을 기존 시제품을 안 사고 직접 만들어 먹이고 또 같이 만들고 어르신들 프로그램 할 때도 직접 와서 진행 다 해 주고 음식도 만들고 같이 로컬 음식에 대한 개발도 좀 하고 이런 게 다 아내의 짐이죠.

◇ 최진성> 무엇보다 크리스천으로 이 자리에 모셨기 때문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으신지 말씀해주시죠.

◆ 김기홍> 그런 것 같아요. 저희가 늘 복음을 전해야 되고 그 다음에 전도를 해야 된다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사실 실행에 옮기는 건 참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예전과 달라서 예전처럼 저희들이 전도지나 주보를 돌리면서 교회로 모시고 온다는 건 좀 어렵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한 전도의 방법은 ‘그들 안에서 함께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주고 그 다음에 우리가 행동하는 것들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품행으로써 바르다면 지역주민들도 당연히 모습을 보고 하나님 앞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언젠가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악기도 가르쳐 주고 연극도 가르쳐 주다보니까 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학의 밤 행사나 성탄절행사 때 직접 출연 시켰더니 교회 등록을 해서 또 부모님들도 같이 오시더라고요. 보면서 예전과 좀 다른 방법으로 지역에서 저희들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그 지역 주민들을 복음화 시켜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최진성> 이을협동조합 김기홍 대표님과 함께 1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시간 가운데 함께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기홍>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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