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범 목사 "건물 교회에서 관계중심 교회로 변화"

  • 2020-10-14 18:21

<크리스천 초대석>남미워십찬양팀 LAMP 창립자 박지범 목사
지난 2월 미국서 제주로 이주해 문화사역 준비
코로나 이후 건물중심 예배보다 관계중심 사역으로 전환
선교지 찬양 번안해 새로운 찬양들 도입 준비

남미워십찬양팀 LAMP 창립자 박지범 목사

 


우리나라 워십찬양에 영향을 끼친 남미워십찬양팀 LAMP 창립자 박지범 목사가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에 정착해 어떤 사역을 준비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봤다.

<일문일답>

▶제주로 이주한 지는 얼마나 되셨는지?

=지난해 7월 미국을 떠나 8월에 한국에 들어왔다. 3개월 정도 제주도 탐색기행을 하고 2월1일 제주도에 연세집을 얻어 정착했다.

▶브라질과 미국에서 사역을 오래 했는데 제주에 오게 된 이유는?

=50년 전 부모님이 전쟁 중에 베트남 선교사로 파송됐다. 당시 8살이었던 나는 베트남에 살면서 영어학교가 아닌 프랑스어 학교를 다녔다. 베트남 패망 후 부모님이 브라질로 파송을 받았는데 2년 동안 비자를 기다려야 해 독일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친구들을 떠나 계속 옮겨 다니고 언어까지 바뀌니까 상당히 힘들고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75억 인구 중에 나 같은 사람은 정말 거의 몇 명 안 되더라. 이런 다문화적 배경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장점인 것을 발견하게 됐다.

제주도가 좋은 것도 그렇게 한국스럽지 않고 다문화도 많고 또 토박이 현지인들도 상당히 이국적이어서 굉장히 편하게 느껴졌다.

▶여러 문화를 경험한 게 사역하는 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그렇다. LAMP의 사역이 가능했던 이유다.

▶목사님은 남미워십과 LAMP의 창립자다. 20여년 이상 남미에 거주했기에 남미문화가 익숙할 것 같다.

=그렇다. 남미가 고향이다. 제일 오래 살았기에 남미문화가 편하다. 남미 사람들은 정말 사람을 좋아하는 문화다. 음식이 풍성한 곳인데 굻어죽을 일도 없고 바쁠 이유도 없는 그런 문화가 몇 백년 지속되다보니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사람이더라.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 너무 힘든 삶을 살아오다 보니 성공이 더 중요하고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 문화이기에 한이 많더라. 근데 남미는 한이 없다.

▶목사님 사역은 사람들의 관계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관계 중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집을 20년 정도 오픈하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받아들여 늘 다섯 명 정도가 항상 우리집에 있었다. 우리 자녀들이 단 한 번도 자기 방을 써본 적이 없다.

▶자녀들의 불만은 없었는지?

=20년 동안 아이들이 단 한 번도 불평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사람을 좋아한다. 지난 10년 동안 정말 보람을 느꼈다.

LAMP가 2003년도에 만들어졌는데 미국에서 10년간 유학을 마치고 다시 브라질 선교사로 오게 됐다. 고향에 다시 오니 정말 신이 나더라. 근데 현지인들보다 1.5세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고생하는걸 보면서 같이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찬양사역을 했는데 브라질에서 엄청난 부흥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곳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들이 너무 좋더라. 그 찬양들을 한국에 가져와도 좋겠다 싶어 아내와 번역을 해 한국으로 남미워십 찬양을 가져오게 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찬양 어떤 것들인지?

=가사들이 '주께 가까이 나를 이끄소서 주님만을 원합니다', ' 사랑스러운 주님 음성' 이런 친밀한 곡들이 처음엔 우리나라에서 뜨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선 공감이 안 되는 찬양이었다. 오히려 '전능하신 나의 주 하나님은'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이런 곡들이 뜨더라. 그 이후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나온 이후에 나머지 곡들도 사랑을 받게 됐다.

▶지금은 그 찬양들이 교회에서 많이 부르는 찬양으로 자리잡았다. 남미찬양인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저희 부부가 집회를 나가면 원어로 부르는데 사람들이 그 곡이 외국곡인 줄 몰랐다고 얘기하더라. 남미찬양의 정서와 우리나라의 정서가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 LAMP의 남미워십 찬양 사역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지?

=처음 시작할 때부터 4집까지만 하고 그만두려 했었다. 찬양사역도 유행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 94년도에 들어와서 전국 50개 도시를 투어하고 결론을 내렸다. 그후 경배 찬양은 다 보급이 됐으니 마무리 짓기로. 이후 미국에 가서 예배를 연구하러 갔다.

▶예배에 대해 어떤 부분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예배를 사역적인 개념에서 관계적 개념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관계적 예배는 이제 식탁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 코로나 19가 오면서 그 변화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개인이 중요해졌고 소그룹을 할 수 있게 됐다. 미디어가 중요해졌다. 그래서 관계 맺기에 너무 좋다. 코로나를 관계 중심적인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코로나는 최고의 도구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역 쪽으로 가려고 하면 분명히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
앞으로 모든 사역은 관계 중심적으로 가면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아주 신나게 갈 수 있는데 전환이 어려우면 아마 사역을 계속하기가 어려울 거라 본다.

▶제주에서의 삶은 만족하는지?

=그동안 한국에서 지내는 게 힘들었다. 우리나라는 너무 수직적이다. 반면에 브라질은 너무 수평적이다.

그곳에서 50년 동안 살았는데 그에 비해 한국교회는 교회안에서 사랑이란 부분이 너무 약해보였다. 사랑을 목적으로 하는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

성취 중심의 사역은 이제 점점 한계에 다달았고 이후에는 유럽교회처럼 남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생명력이 있는 소그룹 공동체는 엄청나게 부흥하더라. 이런 교회들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교회는 계속해서 생명이 이어질 거라 확신한다.

▶제주에서도 그런 교회들을 만나셨는지?

=제주도에는 그런 생명력이 있는 작은 교회들이 많이 생기는 걸 봤다. 타 지역보다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앞으로 분명히 예배는 무대에서 식탁으로 옮겨질 거고 교회는 건물에서 가족으로 옮겨가게 될 거라 확신한다.

▶앞으로 남미워십의 새로운 찬양은 들을 수 없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요즘 다시 선교지 찬양들을 모아서 한국교회에 보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준비하려고 한다. 또한 제주에 대해서 좀 더 제대로 배우고 나서 브라질에서 했던 문화사역을 하고 싶다. 우리 집을 오픈하고 계속 사람들을 만나는 사역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사역을 계속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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