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초기 문헌 복원 프로젝트··'죠만민광' 출판

  • 2021-02-26 21:29

성공회, 1894년 출간된 '죠만민광' 복원
사도신경 중심으로 구성··"신경을 중심으로 한 성경읽기, 큰 도움 될 것"
4개 대역으로 번역 과정 살펴볼 수 있어··"문자주의적 성경읽기 탈피해야"
2030년까지 선교 초기 문헌 복원 프로젝트 진행

[앵커]
대한성공회가 한국 선교 130주년을 맞아 선교 초기 문헌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첫 결과물로 성공회 최초의 신약성서인 '죠만민광'을 출판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성공회의 선교 초기 문헌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된 '죠만민광'. 오늘날과 달리 성서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던 당시 시대 상황 속에서 사도신경의 내용을 중심으로 성서의 각 구절들을 발췌해 복음을 담았다.

 


[기자]
'모든 사람을 비추는 빛'이란 뜻을 지닌 죠만민광(照萬民光).

1894년, 혼란했던 구한말 시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출판된 성공회 최초의 신약 성서입니다.

120여 년 전 신앙의 선조들이 남긴 이 유산이 최근 성공회 초기 문헌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을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이경호 의장주교 / 대한성공회]
"당시 초기 선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후대 사람들에게 구원의 빛을 밝힐 수 있을까 고뇌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노력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죠만민광은 오늘날 신약 성서와 달리 사도신경을 중심으로 성서의 각 구절들을 발췌한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집필을 담당한 남우희 사제는 "죠만민광은 사도신경이 증언하는 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가르쳐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성서라고 할 수 있다"며 "신앙 선배들의 신앙고백, 즉 '신경'을 중심으로 한 성경읽기가 오늘날 한국 교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우희 사제 / 대한성공회]
"과거엔 신앙의 선배로부터 복음을 전달 받고 물려받아 신앙을 갖게 되니, 신앙의 요체는 신경이라고 할 수 있죠. (문자)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뜻, 주님이 보여주시려고 하는 뜻은 성서 표면에 떠돌고 있는 문자에 집착해서는 발견할 수 없거든요. 그런 점에서 (죠만민광은) 성서를 더 깊이 읽는 안내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공회는 "역사 속 신앙 선조들의 유산과 지적 결과물들을 복원하는 작업은 오늘날 한국교회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라고 복원 프로젝트의 의의를 설명했다.

 


또, 새로 출간된 죠만민광은 한문과 옛 한글, 현대 한글, 공동번역 등 4가지 대역으로 구성돼 성서 번역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남우희 사제 / 대한성공회]
"번역이 계속되고 있는 걸 보면 정말 우린 표피에 머무를 수 없는 거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문자가 전부다'라고 생각할 수가 없거든요. 문자주의가 아니라 '심층으로 들어가서 신앙의 핵심을 만나야 하는구나' 깨달을 수 있는 거죠."

한편 성공회는, 오는 2030년까지 선교 초기 간행된 기도서와 전례서 등 교회 문서들을 복원하는 중장기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성공회는 초기 교회 문서들을 발굴하고 현대 한글화 해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교계와 학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