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도인 - 지형은 목사

  • 2021-11-17 11:37

 

지금은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의 계절입니다. 이재명 지사가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네 명으로 압축된 상태에서 경선 후보들의 토론이 한창입니다. 이 중에서 한 명이 다음달 5일 대선 후보로 확정될 예정입니다.

정당들의 대선 후보 확정과 그 후에 펼쳐질 불꽃 튀는 선거전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후보들 뿐 아니라 보도의 사각지대로 밀리는 후보들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언론과 모든 형태의 미디어 매체들은 제철을 만났습니다. 내년 3월까지 우리네 삶의 대화에 대선이 상위 주제로 오를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격한 논쟁이나 감정 싸움까지 벌어질 테고 또 많은 경우에 요리하기 좋은 얘깃거리로 애용될 것입니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나 꼴불견도 자주 보일 것입니다. 후보들은 물론이겠지만 그들 외에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도 대선에 인생의 성패가 걸려 있기도 합니다.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혀를 차거나 민주주의의 통속적 폐해를 한탄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이 모든 것은 대의정치 제도에서 민주주의가 성숙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과정 없이 진행되는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판 신나게 놀아보는 민주주의의 축제 중입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도 대선 관련 상황은 현실입니다. 그리스도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정당들의 최종 후보가 누가 되든 이미 어떤 정당을 중심으로 마음을 확정했을 것입니다.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마음을 정한 그리스도인들도 있겠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투표할 때가 다가오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신앙인들도 상당할 것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에서 이른바 복음주의자들이 고민했던 상황이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 닥칠 수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로 입장이 분명한 사람들 외에도 신앙 양심과 가치관에 따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입장 차이와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들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대선판에 오를 것이 분명합니다. 대선 주자들과 그 캠프에서 남김없이 이용할 테니 말입니다. 동성애를 중심한 여러 사안들, 사학 관련 법안과 상황들, 예배와 방역 관련 문제들 등입니다.

충분히 짐작되는 일이지만 사실과는 다른 정보나 상황도 얼마든지 생길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 사이의 갈등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한판 벌어진 대선에서 기독교는 어떤 판단과 준비가 필요한 것일까요?

오늘은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주목합시다. 민주주의에 관한 확신입니다. 인류 역사에 존재한 정치 형태 중에서 법치의 민주주의가 기독교의 가치관에 가장 가깝다는 판단을 갖고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주역이기를 바랍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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